유니클로 매장들 손님없이 '한산'
골목상권서 日 맥주·담배 사라져
"매출 소폭 줄었지만 계속할 생각"
道상인연합회도 판매중단 계획
16일 오전 유니클로 수원 망포점. 주변의 커피숍과 음식점, 가전제품 판매점엔 꾸준히 손님이 드나들지만 유니클로 매장은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어 유독 한산한 모습이었다.
950㎡ 규모의 비교적 넓은 매장 내부에 들어서니 사람은 20여 명에 불과했는데, 그마저도 절반은 옷가지를 정리하는 유니클로 직원이었다.
유니클로 롯데마트 수원 영통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Summer Final Sale'이란 커다란 입간판이 무색할 만큼 매장 안은 적막함이 흘렀다. 몇 안 되는 손님들은 세일 품목만 슬쩍 보고선 빈손으로 매장을 나갔다.
매장을 찾은 박모(38·여)씨는 "불매운동의 여파로 유니클로를 찾는 손님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트에 왔다 매장을 살짝 들렀는데 너무 사람이 없어 깜짝 놀랐다"며 "지금 분위기를 보니 일본이 제 살 깎아먹기를 하는 게 분명하다. 나도 더이상 유니클로를 찾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은 골목 상권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광명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 들어가자 유독 빈자리가 많은 담배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가게 안쪽의 주류 보관 냉장고에도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였다.
원래 일본 담배와 맥주가 들어있던 진열대지만, 슈퍼 주인 박모(52)씨는 지난주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해 일본 맥주와 담배를 판매 목록에서 완전히 제외했다. 가게 앞에는 '과거사 반성 없는 일본 제품 불매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박씨는 "일본 제품 판매 중단을 결심했을 때 손님이 불만을 드러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사정을 설명하면 오히려 '좋은 생각'이라며 응원을 해주기도 한다"며 "매출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일본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판매 중단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상인연합회도 일본 제품 판매 중단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전통시장에서도 일본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충환 도상인연합회장은 "현재 상인들 개별적으로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면서 "조만간 전체 회의를 열어 연합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판매 중단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준석·김동필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