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안에 신규 건설 지속적 진행
수익 노린 투자붐 더해 '공급 과잉'
뉴타운 지정→해제 개발놓친 상가
캠프내 '글로벌푸드체인점'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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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평택시대 1년, 낙관적인 전망을 말하는 주민과 이를 비관적으로 보는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부동산 과잉에 대한 문제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또 기대했던 '미군 특수'를 누리기 위해 미군의 발길을 붙잡을 만한 지역 상권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당초 미군 재배치로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만 4만4천370명의 인구가 유입되는데, 영내에는 1만여 세대만 수용할 수 있어 부동산 부족이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맞물려 미군 임대용 주택은 계급에 따라 월 143만~200만원의 월세를 받을 수 있고, 월세 지연 등의 우려가 없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붐을 부추겼다.

하지만 미군 부대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을 종합하면 안정리 일대에만 공실률이 30~40%에 달한다.

미군 부대 안에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이어지고 있어 최근에도 미군 장교 70여명이 부대 안으로 거처를 옮겼고, 현재에도 부대 안 신규 주택이 건설되고 있어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이 과잉이다 보니 미군 모시기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투자자들은 투자비도 건지지 못할까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안정리에 투자한 김모씨는 "미군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우니 중개업자에게 한달치 월세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1년 계약을 하고 있는 데, 중동 상황 악화 등 세계정세의 변화로 1년 이상 평택에서 근무하는 미군도 없어 안정적인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부동산업자들은 미군들이 새 건물을 찾고 있다며 투자만 부추기고 있어 지역 부동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미군 외에 임차인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주택 과공급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상권 역시 미군들의 발길을 잡는 데 중요한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미군 부대 이전을 앞두고 상권 개발에 나서야 할 시기였던 2008~2011년 안정리가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되면서 여전히 한국전쟁 전후로 지어진 건물들이 주를 이룰 만큼 낙후된 환경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모씨는 "부대 안에만 50여가지나 되는 글로벌 푸드 체인점이 있다는 데 지금처럼 케밥이나 피자집으로 기대했던 미군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자체와 지역상인들이 미군들의 흥미를 이끌만한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정리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김홍식 대표는 "정부에서 지역에 1조2천억원을 투자했는데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안정리로데오 거리를 빼면 미군들을 다른 지역으로 데려다 주는 택시기사들만 이득을 보는 것 같다. 미군이 이전한 것만으로 지역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환경개선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호·조영상·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