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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증권금융 전문검사 커뮤니티-한국증권법학회 제1회 공동 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매년 1조원 상당의 기금을 투입해 연 20% 고금리 대출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환대출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자가 갈아탈 수 있는 연 17.9% 정책금융상품 '햇살론 17'이 9월 초 출시될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서민금융진흥원을 방문해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고금리 대출 대안상품 '햇살론 17'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햇살론 17은 정책금융상품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던 신용등급 7등급 이하 대부업 등 고금리 대출자 약 500만명을 위한 대환대출 상품이다. 9월 2일 13개 은행 지점에서 출시된다.

기본구조는 연 17.9% 단일금리, 700만원 한도다. 기존 서민금융상품과 달리 신용도 등에 따라 금리나 한도를 차등화하지 않는다. 연 소득 3천5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 소득 4천500만원 이하인 사람이 대상이다.

과도한 대출을 방지하고자 소득 대비 부채 상환 부담을 의미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살피지만, 연체 이력이나 2금융권 부채 보유현황 등 과거의 금융거래 이력이나 신용등급에 대해서는 기준을 완화해준다.

최저 신용자에 대한 최종 제도권 상품인 만큼, 소득 대비 부채 수준이 과도하게 높거나 현재 연체 중이지 않는 이상 될 수 있으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대출 기간은 3년 또는 5년이며 원리금 균등분할로 상환해야 한다.

정부는 성실 상환자에 대한 금리 감면 혜택도 주기로 했다.

첫해 금리인 17.9%를 시작으로 3년 분할상환 상품은 연 2.5%포인트씩, 5년 상품은 연 1%포인트씩 금리가 낮아진다. 이로써 실제 금리부담은 중금리 대출 수준인 연 16% 수준이 된다.

이용 횟수 제한도 없다. 상환을 완료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여러 번 반복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기존 700만원 한도에 700만원을 추가해 총 1천40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특례도 뒀다. 병원비 등으로 부득이하게 기본한도(700만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다만 700만원 추가 특례를 받으려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이하 센터)를 방문해 대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국민행복기금 여유 재원 등을 활용해 올해 2천억원, 내년에 5천억, 이후로는 매년 1조원 상당의 햇살론 17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대출 희망자는 서민금융진흥원 '맞춤대출서비스' 코너에서 대출 가능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출은 13개 은행이나 센터에서 실행된다.

정부는 내년까지 총 7천억원 상당의 햇살론 17 상품을 공급하면 7만~1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약 900억원의 금리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기존에 연체 등 부작용이 컸던 햇살론 대환, 바꿔드림론, 안전망 대출 등 상품은 햇살론 17과 기존 햇살론 상품으로 흡수·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번 상품은 정책금융은 반드시 금리가 낮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자 저신용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하는 금융권의 관행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강보한기자 kb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