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했던 조종석 설치원칙등 빠져
파업 가능성 시사 '건설업계' 긴장


정부가 타워크레인 총파업 철회 50일 만에 후속조치를 발표했지만 노조가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조치라며 강하게 비판해 갈등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총파업 가능성까지 시사해 건설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는 '타워크레인 안전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초 대형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가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성을 문제 삼으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가 철회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다.

정부는 핵심 쟁점이던 소형타워크레인 규격을 기존 '3t미만'이라고만 명시됐던 것에 지브(수평 구조물) 길이와 모멘트(물체의 거리를 고려해 끌어올리는 힘) 기준을 추가하기로 했다.

지브의 경우 타워형(수평 운반만 가능한 크레인)은 최대 50m 이하, 러핑형(수직 운반과 수평 운반 모두 가능한 크레인)은 최대 40m 이하로 논의되고 있다. 모멘트는 최대 733kN·m 이하로 검토 중이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소형 조종사 면허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아울러 생애주기별 관리를 위한 안전검사 강화 및 이력관리시스템 도입, 수입업체 등록제 시행, 불법 장비 퇴출 지속, 사고관리체계 강화, 원격조종 안전장치 장착 의무도 시행된다.

하지만 노조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노사민정 협의에서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국토부가 제시한 새로운 소형크레인 규격은 시중의 6t이상 대형크레인 기준이라며, 소형기준에 충족하려면 지브길이 30m, 모멘트 300~400kN.m 수준이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노조는 요구했던 조종석 설치 원칙은 언급이 전혀 없고 오히려 단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던 원격조종 방식 반영만 명시됐으며, 인증검사 강화에 대한 내용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민정 협의체 속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기본 정신을 위배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잠정기준안 발표를 즉각 철회하지 않을 시 총파업을 비롯한 모든 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소형크레인 규격은 예시에 불과하다. 이 부분에 대해선 계속 논의 중"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