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하자" vs "잘못 이용"
문제모델은 고장 잦아 단종

하남 위례 A아파트가 입주 이후 3년 동안 갇힘사고 40여 건을 포함해 800여 건의 각종 엘리베이터 고장사고가 발생(7월 23일자 7면 보도)해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엘리베이터 업체인 오티스(Otis) 엘리베이터 코리아(이하 오티스)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만 벌이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25일 A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엘리베이터 고장사고 원인에 대해 오티스 측은 엘리베이터 설치 초기 '공사' 및 입주민의 '이사' 용도로 사용됐을 때 발생했고, 그 이후 많은 문제가 조정작업을 통해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입주이사 때 사다리차를 사용토록 강제한 만큼 입주민의 이사가 고장사고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지난 6월 30일 오후 4시께 9동 1호기 갇힘사고 당시 엘리베이터 레일에서 3~4㎝ 크기의 콘크리트 조각이 발견된 만큼 공사 자재 운반용 등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비대위 측에 "무상 AS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해 사실상 제품 하자 쪽으로 몰고 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A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제품은 2009년 11월 출시된 'MV1' 모델로, 국내가 아닌 중국에서 생산됐고 잦은 고장으로 현재 단종된 상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정밀진단 중에 있고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원인을 단정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오티스 둘 다 주민들의 불안감에는 아랑곳 않고 정밀진단 결과를 보고 얘기하자고만 한다"며 "주민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을 보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만큼, 현대엔지니어링 측에 엘리베이터 전면교체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오티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인근 B아파트도 엘리베이터 고장사고로 인해 하자보수 기간을 3년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