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등 밭면적 ↓ 수확량 ↑
소비촉진 운동 역부족 답답한 농가
농식품부·통계청 '협업'도 잘 안돼
"관측모형 고도화·자문단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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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량 확대로 가격이 폭락하는 '풍년의 역설'로 애물단지가 된 양파가 정부와 유통업계의 대대적인 소비촉진 운동에도 불구하고 넘쳐나고 있다.

날씨의 변화에 민감한 농작물이지만, 빗나가는 정부의 농산물 생산량 예측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농업의 관측과 통계 간 불일치'라는 의문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일부에선 소비를 촉진시키고 수출 판로 개척을 모색하고 있지만,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농가 정책이 보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경인일보는 '농가 살리기'를 위한 방법을 제안해 본다. → 편집자 주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보리, 마늘, 양파 생산량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양파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159만4천450t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 재배면적이 2만1천777㏊(1㏊=1만㎡)로 지난해 대비 17.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상여건 호조로 작황이 양호해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다.

마늘도 풍년이었다. 올해 마늘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16.9% 증가한 38만7천671t으로 2013년(41만2천250t)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다. 올해 마늘 재배면적도 2만7천689㏊로 지난해보다 2.3% 감소했다.

양파와 마늘의 공급과잉은 시장의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관가와 기업 등에선 소비 촉진 운동을 벌이고 농가는 수출 판로를 확대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아직 양파와 마늘은 넘쳐난다.

특히 양파와 마늘은 좋은 생육 조건을 갖춰 작황이 뛰어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상품 양파 1개는 평년에는 약 280g에 직경 8㎝ 크기다.

하지만 올해는 물건에 따라 350~400g짜리도 많고, 직경 기준으로는 10~12㎝에 이른다. 이러한 가운데 양파 도매가격은 7월 ㎏당 401원을 기록해 지난해 738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2년 전 1천171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농가에선 빗나가는 정부의 생산량 예측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중만생종 양파 공급 과잉생산량은 당초 예상 12만t보다 7만8천t 많은 19만8천t 수준으로 나타났다.

결국 과잉생산량 대부분이 이미 시장격리 됐거나 앞으로 해소될 예정인데, 농식품부는 올해 4~6월 양파 1천190㏊를 대상으로 출하 전 면적을 조절, 즉 폐기했다.

그럼에도 그 효과를 계산하는 데 쓰이는 '단수'(10a당 ㎏)가 통계청과 농식품부가 서로 달라 통계청 기준을 적용한다면 1만4천t을 더 격리한 셈이 된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농업관측모형을 고도화하고 기상예측 및 생육·작황 자문단을 확대 운영하는 등 관측력을 높일 예정이다. 농업 통계 정책협의회를 활성화하는 등 통계청과 협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지만 농가에선 여전히 불신의 벽이 높다.

일부에선 이번 기회에 체계적인 정부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소 산업의 생산·소비구조 변화에 따른 수급 안정, 유통 개선, 식품 산업 연계 강화, 대량소비처 계약거래 확대 등 근본적으로 채소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