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100만원 초과 4.89% 불구
결제액 31.55%… '빈익빈 부익부'
취약계층 지원 '착한소비' 촉진을
인천시가 '무제한 캐시백' 혜택으로 논란을 빚었던 전자식 지역 화폐 '인천e음 카드'의 캐시백 혜택을 1인당 사용 한도액 100만 원까지로 제한하기로 했다.
특정 지역에 소비가 쏠리며 형평성 논란을 빚은 구별 추가 캐시백 혜택도 차이를 좁혀 나가기로 했다.
인천시는 8월 1일부터 이음카드 1인당 월 결제액 기준으로 100만 원까지만 결제액의 6%를 캐시백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인천e음 카드는 전월 실적이나 구매 한도와 상관없이 6%(구별 최대 11%)의 캐시백을 지급해 왔다. 앞으로는 캐시백 지급 한도를 100만 원 이하로 제한하면서 1인당 받을 수 있는 최대 혜택은 월 6만 원이 된 셈이다.
시는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혜택을 많이 받는다는 '빈익빈, 부익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시에 따르면 지난 5~6월 2개월간 운영 결과 100만 원 이하 사용자가 96.11%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총 결제액은 68.44%에 불과했다.
반면 100만 원 초과 사용자는 4.89%였지만 결제액 비중으로 보면 31.55%를 차지했으며, 이 중 절반 수준이 200만 원 이상 초과한 사용자로 나타났다. 사용액이 가장 많은 사람은 누적 7천 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시는 '생필품'이 아니면서 결제 금액이 큰 유흥·사행성, 대형 전자제품, 중고차 등 특정 업종에 대해서도 캐시백 혜택을 제한하기로 했다.
그동안 인천e음 카드로 자동차를 구매한 건수는 25건(총 거래 금액 2억 7천만 원)으로, 단일 최고 결제액은 2천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유흥업소 단일 최고 결제 금액은 80만 원이었다고 시는 지적했다.
시는 또한 추가 혜택을 주는 서구, 연수구, 미추홀구에 소비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기초자치단체와 협의해 차이를 좁혀 나가기로 했다.
지역 내 경제 시스템을 선순환하고 공유경제, 청년 창업 투자, 기부 서비스 등 '착한 소비' 활동을 돕는 지역 화폐 본연의 기능도 살려 나갈 계획이다.
시민들이 소비 후 캐시백 혜택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의 상품도 사고, 청년 창업 펀드에 투자도 하고 특정 단체에 기부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활성화하겠다는 얘기다.
김상섭 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지금까지 언론과 전문가들이 지적한 문제점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캐시백 제한을 두게 됐다"며 "각종 복지수당을 이음카드로 지급해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해 취약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고 공공의 서비스도 강화하는 카드로 확대·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e음 카드 가입자 수는 이날 기준 70만 명을 돌파했으며, 결제액은 4천300억 원을 넘어섰다. 사용자 중 95%가 인천시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