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설득 노력에도 日 입장 안굽혀
각의 결정땐 곧바로 대일 메시지

산업부 중심 중·단기 대응안 분리
범정부입장 포함 '종합 대책' 발표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관계부처 장관들을 소집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45분까지 2시간 넘게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상황점검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이날 오전 태국 방콕에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조치 관련 양자회담을 가진 결과에 대해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대일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기와 형식은 2일 각의 결정 직후 또는 5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메시지를 내거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 총리가 주재하는 관계 장관 회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 장관 회의 등을 잇달아 열고 대응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편, 외교부는 일본이 2일 오전 10시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일본 각의 결정은 몇시로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오전 10시로 추측한다"고 답했다.

조 차관은 또 "미국이 '중재'라는 단어는 쓰지 않지만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며 노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일본이 좀처럼 자기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일 외교 장과의 회담이 양국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무위로 끝난 데 대해서는 "2일 결정 전 마지막 기회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회담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라며 "미국의 설득 노력에도 일본이 완고하고 강경해 입장을 변화시키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피해 품목에 대해 "내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겠지만, 1천200개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산업부 중심으로 오늘 단기 대책과 중기 대책을 분리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한다면 범정부 입장을 설명해 드릴 수순이 있다"라며 "일본의 결정이 있고 나서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정부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