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석탄재 처리' 일부 시멘트회사
강제동원 악명 미쓰이화학등 포함
정치권도 '수입 중단' 규탄 목소리
일본이 결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해 한일 갈등이 '경제전쟁' 양상까지 치닫는 가운데, 한국 시멘트 제조업체가 일본산 산업폐기물인 석탄재를 10년 넘게 수입해 대신 처리(7월 18일자 1·3면 보도)해 온 것도 모자라 일부 전범 기업의 물량까지 들여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일본 화력발전소에서 폐기물로 나오는 석탄재를 수입하는 국내 업체는 쌍용양회공업(주)·(주)삼표시멘트·한라시멘트(주)·한일시멘트(주) 등 4곳이다.
이중 삼표시멘트(옛 동양시멘트)가 지난 2004~2007년 일본 내 6~7개 발전·제조업체에서 수입한 석탄재 38만6천417t중 5만6천834t은 전범 기업인 미쓰이화학(주)와 미쓰비시레이온(주)를 통해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삼표시멘트는 2015년까지 미쓰이화학의 석탄재를 공급받았다. 이후 바통을 이어 받은 한라시멘트가 지난해 3월까지 미쓰이화학과 거래해왔다.
일본 재벌 기업 미쓰이그룹의 계열사인 미쓰이화학은 일제강점기때 일본 등에서 작업장을 운영하며 불법으로 조선인 강제동원에 나섰던 전범 기업이다.
미쓰비시레이온 역시 군수 물품 조달을 맡아 전쟁을 도운 대표적 전범 기업 중 하나인 미쓰비시그룹 계열사다.
한국 시멘트 업체들이 지난해까지 일본산 석탄재를 수입하면서 전범 기업들의 석탄재 매립 비용 절감 등을 도와 이익을 안겨준 것.
석탄재 처리비용 명목으로 1t당 약 5만원을 받으면서 운송비를 제외한 3만여원의 이득을 얻고자 일본산 석탄재를 가져다 처리해 준 것도 모자라 역사의식마저 내팽개친 셈이다.
정치권에서도 일본 석탄재 수입을 중단하라는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는데 일본 폐기물을 수입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고, 정의당도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일본 전범 기업이 배출한 석탄재를 수입하고 있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미쓰이화학을 통해 지난해 초까지 들여온 석탄재 이후로는 전범 기업 수입 물량이 없다"며 "전범 기업과 거래했다는 것만으로 마녀사냥감이 되는 게 억울하지만 국내 석탄재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찾고 있고, 만약 수입을 중단한다면 국내 시멘트 제조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