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약 500m 구간 상부에 인공대지를 만들고 신개념 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 시행된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이 구간과 주변에 약 7만5천㎡ 규모 대지를 확보해 공공주택, 사회간접자본(SOC), 일자리가 어우러진 '콤팩트시티'를 만드는 계획을 5일 발표했다.

콤팩트시티는 도시 기능과 거주 공간을 집약한 도시 공간 구조를 지칭한다.

경춘선 신내역과 신내3지구를 가로막는 도로 위에 터널을 만들어 대지를 조성하는 동시에 공중보행길로 도로의 남북을 연결해 이용도가 낮은 토지의 활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예정 대지는 신내IC∼중랑IC 500m 구간 상부 2만3천481㎡, 북부간선도로와 도로 남쪽 신내차량기지 사이 저층 창고 부지 3만3천519㎡, 도로 북측의 완충녹지 1만7천675㎡ 등으로 국공유지 67%, 사유지 33%다.

SH공사는 총사업비를 4천20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저층 창고 부지 일대의 사유지 보상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공사는 "도로 위의 경우 땅값은 '제로'"라며 "인공대지 조성 비용은 3.3㎡당 1천만원 안팎인데 서울 시내 토지 매입 비용은 평균적으로 1천700만∼2천만원 정도다. 도로 위 대지가 토지 매입보다 저렴하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경춘선 신내역에 개통 예정인 6호선 신내역과 면목선 경전철역을 더한 '트리플 역세권'은 물론 북부간선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포천고속도로, 동부간선도로 등 광역 교통망을 모두 누리는 지역이 된다.

이곳에는 청년 1인 가구와 신혼부부 중심의 공공주택 1천호, 공원·보육 시설 등 생활SOC, 업무·상업시설, 녹지공간 등이 들어선다.

시는 사업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공공주택지구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환경·교통영향평가 등 각종 심의를 통합심의로 받게 돼 사업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시는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연내 지구 지정을 마무리하고 10월 중 국제현상설계공모로 설계안을 채택할 계획이다.

2020년 지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 승인과 실시설계, 2021년 하반기 착공, 2025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도로 위 도시'에 생길 수 있는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고 시는 자신했다.

소음이나 진동 문제는 터널 내 흡음판, 차량 진동 차단·저감장치, 소음차폐형 구조 적용 등을 검토한다.

인공대지 조성을 위한 도로 위 터널 내 환기는 적정한 환기·정화 시스템으로 대응하고 터널 내 차량 화재 등에 대비한 첨단 방재 시스템도 구축한다.

시는 '북부간선도로 상부 콤팩트시티'의 아이디어를 독일 '슐랑켄바더 슈트라세', 프랑스 '리인벤터 파리' 등에서 얻었다고 밝혔다.

도로 상부를 활용해 주택을 지었거나 저이용 토지를 활용해 지역발전을 이끈 사례들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말 발표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의 핵심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는 "공급 물량에 치중했던 기존 공공주택 정책에서 벗어나 '도시 재창조'의 관점에서 미래도시 전략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공주택을 물량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 모델을 다양하게 도입해 도시의 입체적 발전까지 이끌겠다"며 "도시공간 재창조 효과를 내고 단절을 극복해 지역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이제 서울의 공공주택 건설은 과거처럼 도시 외곽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개발하는 대신 도심 내 유휴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재창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