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협의 계획 발표
박남춘 인천시장이 5일 시청 기자회견실에서 수질회복과 보상협의 계획 발표에 따른 인천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市, 요금 3개월면제 외 부정적 입장
주민 보상 보이콧하면 소송 가능성

전문가 참여 난색 선진시스템 차질
토목사업 용역 창구 전락 우려도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 사태 2달여 만에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피해 보상과 상수도 체질 개선 등 앞으로 남은 일정은 가시밭길이다.

27만 가구에 달하는 피해 주민에 대한 개별 보상 과정에서 보상 범위와 방식을 두고 잡음이 예상된다. 위원장 선출·주민 참여 확대 문제로 파행을 빚은 상수도 혁신위원회의 재개도 남은 숙제다.

■개별보상 VS 일괄보상


인천시가 내놓은 보상안의 대원칙은 수돗물 사태 이후 각 가정에서 부담한 생수와 필터, 수질검사의뢰, 의료비 등을 실비 보상하는 개별 보상안이다. 보상 기간은 5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다.

이 경우 가정마다 보상액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인천시는 '사회통념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라는 조건을 달았다. 영수증을 가져오면 실비 보상을 해주되 과다한 청구는 별도의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재산정하겠다는 거다.

이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각 가정 또는 개인에 수십만원씩 일괄 보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미처 영수증을 확보하지 못한 가정은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그동안 주민들이 수돗물을 이용하지 못한 데 따른 물리적·정신적 고통은 모두 똑같다는 취지에서다.

인천시는 상수도 요금 3개월 면제 외에는 일괄 보상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위로금 성격의 일괄 보상을 하면 보상비만 1천억원이 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서구 주민들이 보상 절차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수도 혁신위원회 재가동

인천시가 상수도 행정을 개혁하겠다면서 구성한 혁신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첫 회의 이후로 '개점휴업' 상태다.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위원장 선출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피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호되게 질타를 받았고, 주민 참여 비율도 너무 적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인천시는 1일 회의를 재개하려고 했지만, 결국 열지 못하고 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다시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시는 혁신위원회를 통해 상수도사업본부의 체질을 개선하고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한 물 관리 선진화 시스템인 '스마트워터그리드'를 구축하려 했다.

인천시는 혁신위원회에 참여할 전문가 섭외에 나섰지만, 워낙 전국적 이목을 끌고 있는 사안이라서 대다수 전문가들이 부담을 갖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혁신위원회가 상수도 토목 사업 용역의 창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광용 인천시 기획조정실장은 "혁신위원회는 시민단체들이 추가적인 주민 참여를 요구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 의사소통을 하면서 운영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혁신위원회의 재구성은 열린 마음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