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시장 기자회견 "공촌정수장 수계 수질 사고 이전으로 회복"
원인제공·대처 미흡 거듭 사과… 상수도 혁신 재발방지 약속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 사태 발생 2달여 만에 정상화를 선언하고 상수도 행정 혁신을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5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촌정수장 수계(서구·영종·강화)의 수질이 사고 이전 상태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0일 인천 서구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지 67일 만에 나온 정상화 선언이다.
박 시장은 "모든 주민들이 만족하지는 않겠지만, 수질 회복 결정이 늦어지면 보상과 상수도 혁신과제에 집중할 시간도 계속 늦어진다는 판단을 했다"며 "보상 협의·시행과 근본적인 수질개선을 위한 상수도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는 서구·강화·영종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을 공촌정수장에서 수산정수장으로 일시 변경하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발생했다.
수계전환을 할 때는 관로 내 이물질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밸브를 10시간 이상에 걸쳐 천천히 개방해야 하는데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밸브를 불과 10분 만에 전부 개방하면서 가정 수도꼭지에 녹물이 유입되는 사태를 빚었다.
또 상수도사업본부는 사태 초기 민원에 대해 "수질이 기준치 이내라 문제가 없다"는 식의 안일한 대응을 했다가 화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정부합동원인조사단은 이번 사태를 '인재'로 규정했다.
인천시는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 해제하고 수질 정상화에 모든 행정력을 투입했다. 또 민관협의체를 꾸려 수질 회복을 위한 대처와 피해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4일 서구, 영종에서 각각 주민설명회를 열어 보상방안과 재발방지 대책, 수질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사실상 사태를 매듭짓고, 이날 정상화를 선언했다.
박 시장은 "수돗물 피해 원인 제공과 초동 대응 문제, 회복 기간이 길어진 점에 대해서 거듭 사과드린다"며 "시민들이 보기에 부족할 수는 있겠지만, 지난 두 달 동안 잃어버린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자는 마음으로 복구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현재 공촌수계의 민원은 하루 10여 건으로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개별 민원에 대해서는 이전처럼 현장 방문을 원칙으로 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서구 지역의 배수지 확대와 영종 해저 관로의 복선화, 강화도 노후 상수도관 교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이달 말까지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각 학교 급수 시설에 정수 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 일지 참조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