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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호흡 가빠지는 등 저산소증 대표적
잦은 감기·위장장애·생리문제 발생
냉방용수 통한 레지오넬라균 감염도
제대로 치료 안하면 사망률 50%나
실내외 차이 5~8℃… 환기 자주해야


송창욱_교수
/도움말 송상욱 교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하루 종일 선풍기 바람에 의지하거나 에어컨을 켜 놓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냉방이 잘된 건물 내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눈이 충혈되거나 콧물이 나오고, 두통과 함께 몸이 나른해지면서 의욕이 떨어진다.

경우에 따라 열이 나는 등 여러 가지 증상도 동반하는데, 이러한 증상은 이른바 '냉방병'이다.

냉방병은 원인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장시간 저온에 노출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체온조절기능의 마비, 냉각기의 팬 속에서 기생하는 레지오넬라균 등 기타 여러 가지 세균과 곰팡이, 환기 불량으로 인한 실내공기의 오염 등의 원인으로 생기는 일종의 '빌딩증후군'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폐쇄된 건물 내에서 중앙 냉방장치가 가동되고 있을 때 환기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저산소증이다. 처음에는 호흡이 가빠지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손발 근육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점차 저산소증이 심해지면 몸이 나른해지고 정서적으로 불안해하면서 속이 메슥거림과 함께 구토 증상까지 나타난다. 이때 신선한 공기를 보충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의식을 잃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냉방병의 증상은 약 5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전신증상으로는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흔하다. 또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 통증이 발생하거나 몸에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호흡기 증상으로는 감기에 자주 걸리고, 목이 답답하거나 가래가 낀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위장장애로도 나타난다. 소화불량과 하복부 불쾌감,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성의 생리변화 증세로는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특히 심폐기능 이상 환자, 관절염 환자, 당뇨병 환자 등 이미 기존 질환을 지니고 있는 만성병 환자는 냉방병에 더욱 취약하다.

냉방병 얘기를 하면 '레지오넬라균'을 떠올리기도 한다. 주로 물에서 발견되는 이 균은 에어컨 냉방용수에서도 발견된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이 되면 흔히 2가지 형태의 임상양상을 나타낸다.

하나는 폐렴의 형태로 잠복기가 길고 기침과 누런 가래, 전신피로, 흉통 등이 발생하며, 또 하나는 폰티악열로 폐렴은 동반되지 않지만 고열과 두통, 근육통이 생겨 마치 인플루엔자 독감을 앓는 것과 유사한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흡연자, 과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 만성 심폐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고령, 신부전 환자에서 쉽게 걸릴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예방법으로는 병원이나 호텔 등의 냉각장치에 사용되는 용수에 염소를 첨가해 소독을 하고, 60~70℃로 가열한 물을 사용한다. 레지오넬라증은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50%에 달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병이 의심되는 경우 의사의 진찰을 받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적절한 실내온도, 습도의 유지가 필요하다.

 

냉방기를 너무 오랜 시간 가동하지 말고 실내외 온도 차를 5~8℃ 정도로 유지하고, 냉방 중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1시간에 1회씩은 실내공기를 환기시켜 저산소증을 피해야 한다.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의 경우에는 노출이 심한 복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육체적으로 너무 과로하지 말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송상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