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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대안정치연대 출범기념토론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 의원,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민주평화당 이용주, 최경환 의원. /연합뉴스

제3지대 정당 창당을 둘러싼 민주평화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갈등이 결국 분당으로 가시화할 조짐이다.

정동영 대표 사퇴를 둘러싸고 협상 시한으로 정한 7일까지 양측 모두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비당권파가 결국 '탈당' 카드를 꺼내 들며 분당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 사퇴 없이는 어떤 협상도 의미가 없다"며 "정 대표의 사퇴 가능성은 1%도 없다고 보지만 오늘까지 기다려보고 집단탈당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탈당을 해도 당장 신당을 차리기는 어렵다"며 "대안정치 명의로 국회에 비교섭단체 등록을 해 정치적 실체로서 인지도를 쌓고, 정기국회에서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당권파는 정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8일 곧바로 집단탈당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추후 탈당계를 제출할 계획이다.

탈당에는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뿐 아니라 독자행동 중인 김경진 의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비당권파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늘 정동영, 유성엽 두 대표가 만나서 얘기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끝나는 것이라고 본다"며 "(정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반면,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사퇴 불가' 입장을 거듭 견지하며 비당권파를 명분 없는 당권투쟁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전날 중립파 의원들을 통해 당내 창당준비기구 가동 시 사퇴하겠다는 조건부 사퇴의 '역제안'을 하며 나름의 명분쌓기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대안정치를 당내 공식 기구화하고, 이 기구의 위원장이 결정되면 정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는 데 동의한다는 것이 역제안의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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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2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비당권파는 '선(先)사퇴' 입장을 견지하며 이를 일축했다.

박지원 의원은 "대안정치 대변인이 (대안정치) 구성원 전부에게 전화한 결과 (모두) 먼저 정 대표가 사퇴하고 그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퇴 요구는 당권투쟁일 뿐, 응할 생각이 없다"며 "만약 비당권파가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자기 희생적 결단을 약속하면 조건부 사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당권파에 공개토론을 제안하면서 "국민과 당원 앞에서 어느 쪽으로든 평가가 이뤄지면 승복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요구 역시 비당권파가 수용할 가능성은 작다.

이런 가운데 당권파의 정 대표와 비당권파의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만나 막판 논의를 이어간다. 앞서 양측은 이날을 협상 시한으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갈등의 핵인 정 대표 사퇴 여부에 대해 양측이 이처럼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히 대립해 봉합 가능성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