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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왼쪽)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9일 한국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방안에 "(정부가 이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 조금 더 검토할 사항이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잠시 검토를 위해 보류를 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 및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논의했으나 최종 발표는 하지 않았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 조치를 중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실장은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이 지난달 4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규제 강화 품목 가운데 1건에 대해 첫 수출 허가를 내준 배경에 대해서도 "우리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을 대비해 명분을 축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일본은 대만이나 중국 등에도 통상 4주에서 6주 만에 수출 허가를 내준다. 한국에 지금까지 준 특혜를 거둬들이고 정상적 절차에 들어갔다는 주장을 일본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일본이 백색국가 배제 조치 시행 일자를 8월 28일로 설정한 것에는 "그 앞에 우리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 날짜로 정한 것)"이라며 "28일에 앞서 한국이 지소미아를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는 뜻"이라고 예상했다.

김 실장은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는 "동북아의 안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기본적으로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원칙적으로 갖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김 실장은 '지소미아를 연장하면 일본이 백색국가 배제 조치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답했고, '8월 중 사태 해결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물음에도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실장은 최근 주가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것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금융 긴급 대책회의를 했는데,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 금감원장뿐만 아니라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했다"며 "과거에는 서별관회의로, 비공개로 했는데 현 정부는 공개적으로 준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마치 20년 전 IMF 외환위기 시절과 같은 한국의 금융위기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일본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대출 비중만 봐도 20년 전과 천양지차다. (금융보복은) 일본의 카드 속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희망과 의지를 담아서 (이번 사태를) 가능한 한 조속히 마무리 짓고 싶지만, 장기화할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며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정부 무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권 일각에서 도쿄올림픽 보이콧 방안이 거론되는 것에는 "올림픽은 민간의 행사"라며 "올림픽위원회가 판단할 일이고 정부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