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최근 일본이 단행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미국의 중재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지난 1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달 중순 방미 결과를 놓고 이야기하는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김 차장은 "미국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중재 요청을 안 했다"면서 "요청하면 청구서가 날아올게 뻔하고 글로벌 호구가 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달 12일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을 놓고 보복조치로 3개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를 앞둔 것과 관련해 미국을 방문한 바 있다.
김 차장은 "(방미에)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면서 "객관적 차원에서 (강제징용 개인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가) 1965년 한일협정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존중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상·하원에 가서 한·미·일 공조를 종유시하는지 아니면 재무장한 일본 위주로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은 종속변수로 해서 아시아에 대한 외교정책을 운영하려는 것인지 궁금했다"며 "그걸 알아야 우리 외교 국방정책을 수립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일본의 한국 식민통치를 인정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언급하며, "미국이 한미일 공조를 중요히 생각하면 (한일갈등에) 관여할 것이고, 무장한 일본을 통해 아시아 외교정책을 하겠다 하면 그렇지 않았을 것. 이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국은 7초 후에 알아낼 수 있지만 알래스카까지 15분이 걸린다. 지정학적 중요성이 나온다"고 미국이 결국 한일갈등에 개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여부에는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며 "국방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안보 분야에서 외부 세력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부품·소재처럼 똑같은 문제가 안 생긴다는 법이 없다. 일본은 8개를 갖고 있는 정찰용 인공위성을 (우리도) 쏴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방안에는 "일본의 전략물자가 1194개"이라며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무역 의존도가 일본(28%)과 달리 70%가 넘는 애로사항이 있다. 일본 역시 우리에게 의존하는 부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했떤 것에 "당시 한일 FTA를 하면 제2의 한일 강제병합이 될 것 같다고 보고해 협상을 깼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 뒤 부품·소재분야 기술력이 10년간 16% 향상됐다"며 "해외에 있는 과학자들을 모셔왔던 박정희 전 대통령 때처럼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술자를 많이 모셔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