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한국 제품으로 위장한 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4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기획재정위원회 '2018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서 관세청에 이같이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예정처는 대표적인 2개의 사례를 거론했다. 우선 생활용품점 'MUMUSO'(무궁생활)다.

이는 중국인이 소유하고 중국에 있는 중국 기업임에도 브랜드 마크에 'KR'을 사용하고 한국제품 디자인을 모방하고 있으며 제품 포장에는 어법에 맞지 않는 한글을 표기해 한국제품인양 위장 판매하고 있다.

예정처는 현재 무궁생활이 호주와 베트남,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17개 국가에 지점을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실제 회사 홈페이지에는 무궁생활이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지점을 열었고 스페인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등의 안내 글이 걸려 있다.

해당 매장은 현지에서 고급 쇼핑몰이나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마트에도 입점하고 있어 많은 외국 소비자가 매장 제품을 한국산으로 오인한 채 소비하고 있다고 예정처는 우려했다.

예정처는 또 중남미 등지에서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Hyundai Mobile'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의 범 현대그룹 기업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홈페이지의 소개 글과 영상 등에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그룹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며 외국 소비자를 혼동시키고 있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회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회사소개 코너를 보면 '스마트폰이든 자동차나 중공업이든 현대는 모두 잘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예정처는 "이 회사는 15개국에서 70여개의 공식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과거 현대그룹의 현대전자가 휴대폰을 생산한 바 있어 외국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이렇게 한국 제품으로 위장한 브랜드들은 수십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매장을 급격히 확장하며 국내 수출기업과 외국 소비자들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관세청에 "외국의 면세점 등에서 이런 위장 한국 제품이 판매되는지 조사하고 외국 세관당국과 공조해 단속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자료를 인용해 한류 확산으로 외국 소비자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작년 한류로 인한 소비재 수출액은 35억3천500만달러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