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악재와 금융 시장의 경기침체 전조 신호로 인해 금융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다음 달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다만 인하 폭에서는 현재 2.00∼2.25%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67.3%, 0.50%포인트 인하 확률은 32.7%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통화정책연구소장 라이언 스위트는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들은 다음 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인지 0.50%포인트 내릴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현재 지표들은 0.25%포인트 인하를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소비자물가도 각각 전월보다 0.3%씩 올랐다.

경제성장을 떠받치는 가계의 지출이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등 글로벌 악재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14일에는 미국 국채시장에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되며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했다.

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도 일단은 당장의 경기침체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경제는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불러드 총재는 연준이 예정된 FOMC보다 이른 시일에 특별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금리가 적절한 구간에 있으며 새로운 자료들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국내 경제 상황은 좋더라도 연준 입장에선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제 경제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고용시장과 소비지표는 강하지만, 무역 긴장 때문에 기업들이 위축된다면서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은 사람들이 불안을 느낀다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추가 경기부양책과 지원이 필요하며 경기 확장을 지속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타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으로 내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