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날 '교통 마비' 인파 붐벼
매장 손님 20명·계산대선 직원만
국산브랜드 '탑텐' 문전성시 대조
"아무리 싸다고 해도 일본 브랜드 제품은 구매하기 꺼려지죠. 앞으로도 롯데몰 수지점은 찾아도 GU는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개장 첫날을 맞은 롯데몰 수지점 인근 도로는 쇼핑몰을 찾은 차들로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정문을 지나 쇼핑몰로 들어서니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로 매장은 물론 통로 전체가 붐볐다.
하지만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격인 GU는 '경술국치일(8월 29일)'을 피해 오픈 일정을 연기(8월 30일자 7면 보도) 했음에도 다른 매장에 비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1천㎡ 규모의 매장 내에는 손님이 20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이들조차 단순히 옷을 구경하고 있을 뿐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매장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계산대도 직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고 손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 있는 직원들은 전단을 나눠주며 다양한 의류를 오픈 특가 또는 기간 한정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의류 구매 고객에게 티슈, 텀블러등 기념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알렸지만, 무표정으로 GU를 지나쳐 가는 손님의 발길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롯데몰 수지점을 찾은 이모(33)씨는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인 GU가 우리 동네 쇼핑몰에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아무리 싸다고 해도 유니클로나 GU 옷은 사기 싫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니클로, GU와 함께 일본 대표 브랜드로 알려진 ABC마트, 데상트 매장도 활기를 띠고 있는 다른 매장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탑텐은 오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오픈을 맞아 옷 한 벌을 사면 한 벌을 더 주는 '1+1 행사' 덕분에 2층 탑텐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렸다.
매장 크기는 GU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지만 손님은 어림잡아 50명은 넘어 보였다. 계산을 마친 손님이 매장 밖으로 나가자 곧바로 다른 손님이 빈자리를 메우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롯데몰 수지점 내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예상보다 많은 손님이 몰리면서 의류 매장은 물론 식당가도 미리 준비한 재료가 동나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불매운동의 여파 때문에 일부(일본 브랜드) 매장은 한 번밖에 없는 오픈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