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구 연초제조창 (2)
살아남은 '옛 수원의 기억'-역사적 가치를 지닌 수원시 근현대 건축물에 대해 심층연구를 통한 보존관리계획 등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주민 문화시설로 활용할 수원 대유평지구 내 KT&G의 옛 연초제조창 건물.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충분한 논의 없이 재개발 등 포함
수십년된 우수건축자산 훼손우려

대유평지구 '옛 연초제조창' 일부
문화시설로 리모델링·보존 '눈길'


'시 승격 70주년' 수원시의 역사를 품고 있는 근현대 건축물들이 별다른 논의조차 없이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

도시계획의 무게추가 '개발'이라는 논리에 쏠려 있는 것인데, 시대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들의 보존을 통해 한쪽으로 치우친 무게중심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시정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행한 '수원시 근현대 건축물 전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72년 이전에 건축된 수원 관내 건축물은 총 5천214개소이다.

연구원은 당시 건축물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건축성·지역성·역사성'을 고려한 우수건축자산 후보를 선정했다. 연구원이 적극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며 A등급을 부여한 건축물은 모두 114개소(팔달구 37, 권선구 62, 장안구 10, 영통구 5개소)이다.

그러나 연구원이 A등급을 부여한 우수건축자산 중에는 이미 당수공공주택지구에 포함되는 등 보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건축물들도 포함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연구원은 보고서 말미에 권선·장안·영통구에서 이뤄지는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에 우수건축자산들이 위치해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KT&G의 옛 연초제조창(담배공장·8만1천㎡) 부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유평지구 개발사업'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담배공장 일부를 보존하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71년 전국에서 7번째로 문을 열어 담배생산을 해오다 30여 년만인 2004년 5월께 운영을 중단한 담배공장은 연구원이 선정한 A등급 우수건축자산이기도 하다.

수원시는 개발사인 KT&G로부터 담배공장 건물 일부(4천㎡)를 리모델링한 상태로 기부채납 받을 예정이다. 보존한 건물은 북수원 주민들을 위한 문화시설로 활용한다.

시 관계자는 "건물이 가진 역사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일부 보존을 결정했다"며 "올해 말이면 어떤 시설로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정연구원 안국진 연구위원은 "충분한 논의 끝에 개발과 보존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과 보존에 대한 논의조차 없이 개발을 선택하는 건 큰 차이"라며 "지난 전수조사로 근현대 건축물에 대한 기초데이터는 마련됐다. 이후 심층연구를 통해 보존관리계획 등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지영·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