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리학회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가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에 대해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직권 취소하기로 했다.
병리학회는 5일 해당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과대학 장영표 교수로부터 의혹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받고 곧바로 편집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장 교수는 논문 취소 결정이 나온 뒤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에 소속대학 홍보팀을 통해 "병리학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당초 병리학회는 조 후보자 딸의 제1저자 자격 확인과 소속기관 명시 경위, 연구윤리심의(IRB) 승인 여부 등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혀왔다. 또 논문에 조 후보자 딸의 소속이 당시 재학 중이던 한영외고가 아닌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기재된 경위, 연구윤리심의(IRB) 승인 의혹과 관련해서도 살피겠다고 해왔다.
병리학회는 이날 편집위원회에서 교신저자(장영표 교수)의 소명서 진술을 검토한 결과 저자의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저자는 장영표 교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조씨의 소속이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기재된 것과 관련, 연구 수행 기관과 주된 소속 기관인 고등학교를 병기하는 게 적절했다고 봤다.
병리학회는 해당 논문에 연구 부정행위가 있다고도 판단했다.
병리학회는 "당시 규정에는 없었으나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훈령으로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를 또 하나의 연구 부정행위로 정하고 있다"며 "또 이 논문은 IRB 승인을 받았다고 했으나 승인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연구 부정행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학술적 문제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병리학회는 "IRB 승인이 허위 기재된 논문이므로 연구의 학술적 문제는 판단 대상이 안 된다"고 했다.
조씨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의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이듬해 3월 국내 학회지에 정식 등재됐다. 그러나 병리학회가 논문을 직권 취소하면서 학회지 등재에서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논문 취소로 조씨의 고려대 입학이 적법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조씨는 2010학년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입학전형 당시 자기소개서에 "단국대학교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으며…"라고 언급했다.
논문 취소 결정이 나오자 고려대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려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수사기관의 최종 결과가 통보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최종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