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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우여곡절 끝에 국회 인사청문회 후보자석에 착석했다.

여야 합의 실패로 한때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회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한 바 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소명하기 위한 두 번째 기회다.

조 후보자는 6일 오전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오늘 저는 진실되고 겸허한 자세로 위원님들의 질문에 성심껏 답변 드리겠다"며 여야 의원들의 도덕성·자질 검증에 임했다.

조 후보자는 이 같은 모두발언을 마치고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나흘 전 국회를 찾았을 때와 비교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해 보이는 조 후보자는 질의하는 의원들을 바라보거나 자리 앞에 대형 모니터를 응시했으며, 때로는 질의 내용을 메모했다.

조 후보자는 주로 두 손을 모은 채 비교적 단조로운 어조로 질의에 답했다.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며 막힘 없는 답변을 했던 나흘 전 국회 기자간담회와는 사뭇 다른 답변 태도였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의 시에는 각종 의혹을 둘러싼 거센 추궁이 이어지면서 조 후보자는 좀처럼 해명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답변도 중간중간 끊겼다.

딸의 표창장 허위·조작 의혹을 놓고 동양대 최성해 총장과 통화한 일과 관련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집중 추궁에 조 후보자에게 주어진 발언 기회는 통화 사실을 확인하는 정도의 짧은 답변이었다.

또한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제기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답변하다 주 의원이 추가 질의로 답변 기회가 없어지자 답답한 듯 '후'하고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거세게 몰아붙이려는 한국당 의원들과 해명하려는 조 후보자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이어지자, 이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질의 말미에 동양대 총장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조 후보자 설명할 기회를 주자,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짧게 정리해달라"며 조 후보자의 말을 끊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말할 기회를 줘야지 자르면 어떻게 하느냐"(민주당 표창원 의원), "(질의시간은 끝났지만) 답변 시간은 제한이 없지 않느냐"(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의 항의가 이어졌다.

조 후보자는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려는 듯 답변을 고집하지 않았고, 언쟁은 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조 후보자는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한 것은 묵시적인 협박이고 강요죄가 된다. 후보자를 고발하겠다. 조사받으라'고 하자 "알겠습니다. 조사받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에게 충분한 해명 기회를 주기로 해 대조를 이뤘다.

한편 조 후보자는 첫 질문자로 나선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그동안 힘드셨죠'라고 묻자 "지난 한 달이 10년, 20년 같았습니다"라고 답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