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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며 탄력을 받던 경기도정에도 먹구름이 꼈다. 도지사 직을 상실하게 될 경우 '잠룡'으로 분류됐던 이 지사의 정치적 위상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6일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임상기)는 이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 중 '친형 강제진단 시도' 의혹에 적용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강제입원 절차를 진행하며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으면서도 TV토론회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점은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 등에서다.

공직선거법상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도지사 직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물론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대법원에서 해당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지사는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이재명호' 경기도 역시 1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임기 2년 차를 맞아 도는 기본소득·지역화폐 활성화 등 '이재명표'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무죄를 이끌어낸 후 탄력이 붙었던 이 지사의 행보도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인 이재명'의 위상도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여권의 대선 가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1심에서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잠룡'으로서의 이 지사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여권 대선 주자 중 이낙연 국무총리와 더불어 내내 '투톱'을 유지했다. 도덕성 논란은 이 지사의 최대 약점으로 거론돼왔는데 이를 끊어낼 상황에 이르렀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검찰 수사로 가장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여배우 스캔들' 등의 혐의를 벗은 이후 1심에서의 무죄 판결로 가장 오랜 기간 이 지사의 발목을 잡았던 '친형 강제진단 시도' 의혹 등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2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온 만큼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 지사 측의 상고가 점쳐지는 가운데 최대 위기를 맞은 그가 남은 재판 과정에서 어떻게 '뒤집기'에 나설 지 관심이 집중된다. 타격이 불가피한 경기도정과 이 지사의 정치적 위상도 '전화위복'의 상황을 맞을 지 주목된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