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 유죄 판결로 또다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지난 5월 1심 법원은 이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는데 지난 6일 수원고법 형사2부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판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것이다. 이 지사의 항소심 희비는 '친형 강제입원'에서 갈렸다. 이 지사는 친형 고 이재선씨 강제입원 시도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해 5월 29일 경기도지사 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이 사실을 전면 부정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에 혼선을 줄 수도 있는 행위로서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 지사는 2심 결과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법원 상고 및 흔들림 없는 경기도정 매진을 언급했다. 이 지사의 정치생명은 전적으로 대법원 최종 판결에 맡겨진 셈이다. 공직선거법상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로 지사직이 박탈되고 5년간 피선거권까지 제한된다. 소년공 출신의 인권변호사에서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도지사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흙수저' 인생 스토리와 함께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각인된 그의 정치인생이 이번 항소심 결정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이재명 도지사는 '새로운 경기-공정한 세상'을 슬로건으로 1년여 도정수행에서 지역화폐 발행, 수술실 CCTV 설치, 하천계곡 불법영업 철퇴 등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도내 대학생 학자금 대출지원 수요는 전년대비 무려 162%에 이르고 신생아 가정에는 출산장려금으로 지역화폐 50만원을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하는 등 도민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개발이익 도민환원제와 공정거래 감독권의 지자체 이양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전국 시도지사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경기도의 민선7기 공약실천계획서가 최우수(SA) 등급을 받아 정치인 출신 행정가로서의 능력도 검증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에게 달리 선택할 행보는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생명이 걸린 대법원 최종심에 최선을 다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기도지사로서 1천300만 도민을 위한 도정에 사소한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직무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 지사의 대범한 평정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