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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시공사가 국내 최초로 분양을 임대로 대체한 새로운 중산층 임대주택 시범모델을 광교신도시에 선보인다. 사진은 수원 광교신도시 옛 수원지법·지검 부지(A17블록).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이헌욱 사장 취임 100일 첫 언급
"약자 제공하니 낙인… 보편적 접근"
다음 조성 동탄2 무게… 호응 미지수


'빚을 내서 집을 구매하는 대신, 월세를 내는 광교신도시의 고급 아파트'.

이헌욱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10일 공개한 '중산층 임대주택'의 골자다. 앞선 인터뷰에서도 수차례 그는 이러한 임대주택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집이 사회 문제의 핵심이 된 지금, 결국 집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각종 사회 문제 해결의 물꼬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 이날 발표한 구상안으로 이어졌다.

■ "집의 패러다임, '소유'에서 '거주'로 바꿔야"


= 이 사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6월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 이 구상을 언급했다.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에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가 하면, 임대주택을 '난민촌'으로까지 비하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던 때였다. 모두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과 맞물려 나타난 모습.

그는 이러한 상황을 거론하며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없어서 전전긍긍하고, 빚까지 져가면서 어렵사리 집을 산 이들은 집값이 떨어질까 또 전전긍긍한다.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들에게만 공공임대주택 등을 제공하니 일종의 '낙인효과'가 생긴다. 그래서 중상 정도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자는 측면에서 접근해보려고 한다. 기존 분양주택과 비교했을 때 주거 여건이나 수익성이 나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모델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 광교 다음은 동탄? 중산층 임대주택, 신도시 지도 바꿀까


= 당초 이 사장은 "임기 내에 이런 임대주택을 5개 정도는 짓고 싶다"고 했었다.

도시공사가 조성한 대표 신도시인 광교에 첫선을 보이게 됐는데, 다음 조성지는 도시공사가 일부 조성을 맡은 동탄2신도시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사장은 "새로운 임대주택은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이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분양 주택과 경쟁하는 만큼, 수요가 몰리고 그만큼 수익성이 보장되는 곳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설 수밖에 없는 형태다.

광교신도시의 시세를 감안해 도시공사가 추산한 중산층 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일반 공급의 경우 평균 보증료는 2억5천만원, 월세는 67만원 선이다.

준공 후 정확한 임대료가 책정되겠지만 이날 현재 광교 내 인근 신축 아파트의 임대료가 보증료 2억원, 월세 110만원(전용면적 84㎡)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나쁘지는 않은' 조건이라는 평이다.

여기에 입주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식당, 청소·아이돌봄 서비스 등 고급 서비스가 제공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매력 포인트는 충분하다는 게 도시공사 측 설명이다.

다만 이 사장도 언급했듯 집의 개념이 상대적으로 '소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에서 해당 임대주택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