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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추석. 한 한국지엠 해고노동자는 따뜻한 고향집이 아닌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 앞 9m 높이 철탑 위에서 추석을 보냈다. 철탑 위에서 명절을 보낸 사람은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이영수씨. 그는 지난해 말 부평2공장의 2교대 근무제가 1교대로 축소되면서 해고됐다. 자신을 포함한 한국지엠 해고노동자 46명의 복직과 한국지엠의 불법파견 근절을 주장하며 지난달 철탑 위에 올라섰다.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이영수씨 외에도 해고노동자 일부는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명절은 항상 걱정이 많은 시기였다고 한다. 명절 때마다 인력 축소 등 구조조정 관련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항상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지엠이 지난해 설을 이틀 앞두고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많은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야 했다.

추석이 지났지만,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바라는 복직과 불법파견 근절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해고노동자들은 한국지엠 부평2공장이 다시 2교대 근무제로 전환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복직을 요구하고 있는데, 사측에서 복직에 대한 계획을 밝힌 것은 없다. 불법파견 문제 역시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에서 지난해 6월 수사를 시작한 이후 1년을 넘기며 장기화하고 있다.

한국지엠 측은 불법파견 등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복직 등은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는 한국지엠의 불법파견을 생각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히려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다며 복직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불법파견 문제가 정리돼야 지금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인천북부지청과 검찰은 장기화하고 있는 한국지엠 불법파견 수사를 서둘러 끝내고 결론을 내야 한다.

/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