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링피해 도복 농민들 "엄두 안나"
일부, 방법 몰라 지원 신청도 못해
명절연휴까지 겹쳐 피해확산 우려
추청벼 장려한 농협·RPC 원망만
제13호 태풍 '링링'과 가을장마가 겹치면서 추수를 앞둔 경기도 내 수도작(벼농사) 농가 상당수가 벼 쓰러짐 피해(9월 10일자 9면)를 입은 가운데 , 추석 연휴 등으로 복구의 손길이 닫지 않아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부 고령 농민의 경우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융자금 등 지원을 받기위한 피해 신고방법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피해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원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벼 쓰러짐 피해는 지난 9일 기준 도내 24개 시·군에 1천364㏊ 조사됐으며, 시·군별로는 평택시 698㏊, 안성시 676㏊, 김포시 336㏊, 화성시 226㏊, 남양주시 220㏊ 등 피해를 봤다.
문제는 수확기에 접어든 벼가 쓰러질 경우 낟알이 썩을 위험이 있어 벼를 곧 바로 세워줘야 한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크다 보니, 농민 대부분이 피해 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부 농민들은 피해 보상이나 지원을 위한 정부에 피해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용인지역에서 6천여 ㎡ 벼 쓰러짐 피해를 입은 한 농민 최모(71)씨는 "벼를 일으켜 세워야 하나 피해 규모가 크다 보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피해신고접수 조차하지 못했다"고 했다.
수원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화성 거주 농민 김모(68)씨도 "도복 피해가 심각해 주민자치센터에 피해신고 등 도움을 요청했지만 '관내가 아니다, (우리는)피해신고를 받지 않는다'는 말만 들었다"며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특히 수확하는 벼 대부분을 농협을 통해 수매하는 경기지역 농민들은 천재지변에 따른 한숨과 함께 추청벼 만을 고집하는 농협, 민간 RPC(미곡종합처리장)도 원망했다.
화성지역 한 농민은 "경기지역 농협이나 민간 RPC에서 추청벼를 장려해 어쩔 수 없이 추청벼를 택하지만 매년 수확기에 태풍 등 자연재해에 따른 쓰러짐 피해는 농민의 몫이었다"며 "자연재해에 강한 벼품종을 장려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용인 지역 한 농민도 "민간 RPC에서 생년 연도가 한 참 지난 지방에서 생산된 벼와 추청벼를 혼합해 도정, 유통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혼합미의 품질 향상을 위해 경기미(추청벼)가 악용되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영래·김동필기자 yrk@kyeongin.com
24개시군 1364㏊ 논 상흔… 복구할 의지까지 쓰러졌다
입력 2019-09-15 21:19
수정 2019-09-1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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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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