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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수정안 마련을 검토할 예정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18일 당정협의에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수정안을 위한 조율을 할 예정"이라며 "이미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고 있지만, 핵심 쟁점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아 당정간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새로 취임한 만큼, 사법개혁안 전반과 관련한 당정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공수처법은 지난 4월 여야간 이견으로 2개의 법안이 함께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상태다. 민주당은 기소권 부여 범위와 처장 임명 방식 등을 더 논의해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은 공수처가 자체 수사한 사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갖고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안은 공수처의 공소 제기 여부를 심의·의결할 기소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수처장 임명 방식의 경우 백 의원 안은 공수처장추천위원회에서 5분의 4 이상의 찬성으로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토록 한 반면, 권 의원 안은 대통령이 지명한 1명에 대해 청문회는 물론 국회의 동의까지 받아야 임명이 가능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야당과의 협의를 앞두고 이런 이견에 대해 법무부의 의견을 들은 뒤 수정안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당정협의에서는 수정안 마련을 위한 첫 걸음으로 주요 쟁점 논의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다.

검경수사권조정과 관련해서는 국가수사본부의 권한, 역할, 지휘체계 등에 대해 다시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 문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국회가 논의할 법안 이외에도 법무부 차원에서 손질이 가능한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도 폭넓게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다루기 위한 훈령 개정이 주목된다.

법무부는 피의사실 공표 방지를 위한 공보준칙 개정안을 마련한 상태다. 기존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의 명칭을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변경하고, 수사 내용을 유포한 검사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지시할 수 있도록 벌칙 조항을 신설한 것이 골자다.

다만 이 훈령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마련된 초안으로, 추가 검토가 필요해 18일 당정협의에서 시행 여부나 구체적 시행 시기가 발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의 전망이다.

조 장관 의혹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훈령 개정을 밀어붙이면 검찰에 대한 '무언의 압박'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법사위원은 통화에서 "훈령 개정은 법원과 언론, 검찰의 의견 청취 과정을 반드시 거친 뒤에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된 개정안은 완전히 초안으로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조 장관이 취임 전 후보 시절 공개한 재산비례 벌금제 등 정책구상 내용도 함께 협의 테이블에 올려 논의할 계획이다.

사법행정 대국민 서비스 개선 방안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