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시간 교섭… 임금 1.8% 인상 등
입원·외래환자 급감 '후유증' 남겨

열흘 넘게 이어진 국립암센터 파업 사태가 16일 노사 간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국립암센터와 전국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 11일 만이다.

양측은 추석 연휴 기간인 14일 오후 3시부터 이날 0시20분까지 장장 33시간에 걸쳐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양측은 임금 총액 1.8% 인상(시간 외 근로수당 미포함) 등 대부분의 쟁점사항에 합의했지만, '위험수당 5만원' 신설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센터 병원동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비판했다.

이들은 "국립암센터 파업으로 인한 하루 손실이 7억~8억원인데도 이은숙 원장은 불평등한 처우 개선을 위한 위험수당 월 5만원에 해당하는 6억원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 파업을 장기화 시켰다"고 지적했다.

다만, 노조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금협상 타결 가능성을 내비치자 사측도 추가 협상을 요구하면서 오전 11시부터 교섭이 재개됐다.

양측은 ▲임금 총액 1.8% 인상(시간 외 근로수당 미포함) ▲전 직원에게 복지포인트 30만원 지급 ▲온콜 근무자에게 매회 교통비 3만원과 시간외수당 지급 ▲야간·교대근무자에게 5천원 상당의 식비쿠폰 지급 ▲신입직원 교육 후 교육전담자에게 월 7만원 상당의 예산 지원 등에 합의했다.

위험수당 신설의 경우 추후 노사 동수의 임금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노사 간 합의로 17일 오전 6시부터 센터는 정상 운영되지만, 파업이 남긴 후폭풍도 만만찮다.

암센터 파업으로 입원 환자 536명(전체 병상 560개) 중 첫날 400여명이 퇴원하거나 인근 병원으로 병실을 옮기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파업 기간 외래 환자가 700∼800명 수준으로 평일(1천600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그동안 이중으로 고통받은 암환자분들과 국민께 면목이 없다"며 "이제 노사가 지혜와 힘을 모아 어려운 경영 여건 등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환기·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