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항공정비 공용장비센터 구축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 용역은 인천공항에 공용 정비고와 장비를 갖춘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자체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은 외국에서 항공기를 수리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공항에 공용장비센터가 들어서면, 항공기 수리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기 정비 관련 업체들이 인천공항 주변에 본사나 수리센터를 두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정비 공용장비센터 구축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항공산업은 인천시 전략산업의 하나다. 이번 용역은 항공산업 육성 대책 일환으로, 큰 틀에서는 '공항경제권' 조성을 위한 것이다.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단기간에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 공항으로 도약했다. 대한민국 관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인천이라는 도시의 위상과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인천에 국제공항이 있었기에 송도·청라·영종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서울시민 등 많은 사람이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지만, 인천까지는 파급효과가 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인천공항을 가려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나 인천대교를 건너야 하는 것처럼, 인천이 공항과 여객을 잇는 교량 역할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공항만 덩그러니 있다 보니 더욱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일 '인천공항 비전 2030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제시된 15대 전략과제 중 하나가 '공항경제권 구현'이다. 인천공항에 항공·관광·물류·첨단산업이 융합된 '한국형 공항경제권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해 대한민국 신(新)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목표다. 인천공항에 항공정비 및 물류·첨단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복합리조트가 하나둘 개장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인천시가 항공정비 공용장비센터 구축 방안을 고민하듯 국토교통부 등 정부도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큰 그림을 제시하며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보다 많은 일자리와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는 없을 것이다.
[사설]정부,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 서둘러라
입력 2019-09-16 20:48
수정 2019-09-1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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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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