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국제표준 미달" 선전포고
삼성 '1927년 개념 부적합' 반박
독일 전기기술협회 인증 '강조'
"업계 힘든데 아군끼리 총질…"
8K TV 기술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LG전자는 17일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 설명회'를 열고 삼성 QLED 8K TV와 LG 올레드 4K TV의 화질을 비교한 뒤 삼성 TV를 부품별로 분해해 전시하며 선공을 날렸다.
이 자리에서 LG측은 삼성 8K TV를 통해 밤하늘 영상을 보여주면서 "별빛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화질 선명도(CM) 값이 국제표준에 미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 TV는) 픽셀 수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8K가 아니다"면서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이날 오후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LG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삼성 관계자는 "화질 선명도는 1927년에 발표된 개념으로 초고해상도 컬러디스플레이의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지난 2016년 이를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 QLED 8K TV는 국제표준기구(ISO)가 규정한 해상도 기준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독일 VDE(전기기술협회)의 인증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시연을 통해 LG 8K 올레드TV로 8K 이미지 파일과 8K 동영상을 띄웠을 때 글씨가 뭉개지거나 화면이 깨지는 장면을 보여주며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처럼 두 회사가 8K 기술을 놓고 '상호비방'에 열을 올리는 것은 8K 주도권 선점이 향후 글로벌 TV 시장의 패권 장악을 위한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와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산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군에 총질'하는 격"이라면서 "두 업체가 서로 약점을 부각하면 결국 중국과 일본 업체들에 '어부지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