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예정 '평양공동선언 1주년…'
서울로 장소 바꾸고 규모 작아져
道 DMZ포럼등 진행 변수 될 듯
李지사, 시군 부단체장 '긴급회의'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국내 최초로 파주·연천에서 발생하면서, 경기도가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했던 DMZ포럼 등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도는 18일부터 21일까지 DMZ의 평화·생태적 가치를 알리는 'Let's DMZ' 행사를 고양 킨텍스와 파주 임진각 등에서 집중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 중 19~20일에는 킨텍스에서 DMZ포럼을 진행한다. 해당 포럼에서 이재명 도지사는 서해경제공동특구 조성, 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북음식을 주제로 한 토크쇼와 DMZ에 대한 각종 공연·전시 등도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Let's DMZ'는 도에서 오랜 기간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던 행사다.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인 현재, DMZ의 가치를 조명함으로써 평화 협력에 대한 도의 의지를 피력하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행사 전날인 17일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파주시에서 처음 발생하면서 빨간 불이 켜졌다. 도는 21일 파주 임진각에서 'Let's DMZ'의 일환으로 Live DMZ를 진행할 예정이다.
22일에는 DMZ 트러일러닝 대회도 임진각에서 계획돼있다. 그에 앞서 20일에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이 열린다.
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행사 개최지가 발생 농가와 떨어져 있긴 하지만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19일 파주 도라산역에서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행사를 계획했던 통일부가 행사 장소를 서울로 바꾸고 내용도 축소키로 결정하면서, 도의 행사 진행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전국 지자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방지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여러 지자체가 참여하는 평화열차 등 행사는 불가피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병 장소와 멀지 않은 도라산역에서 전국 각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하면 방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와중에 도는 21일 의정부 북부청사 앞 경기평화광장에서 개최하려던 '제4회 경기웰빙 한우고급육 소비촉진 한마당'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 지역인 파주시 역시 이달 내 예정됐던 각 지역 주민화합 체육대회, 거리축제, 걷기대회 등은 물론 공무원 교육도 취소 혹은 연기했다.
도교육청은 북부청에 상황실을 설치하는 한편 학교 급식 운영과 관련 돼지고기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닭·소·오리고기 등으로 대체토록 권고하는 공문을 오전에 각 학교에 전달했다.
이재명 도지사도 이날 예정됐던 일정을 대부분 취소한 채 도내 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대응에 매진했다. 이 지사는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력하게, 최고 단계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