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생태 가치 전세계 알릴 계획
해당 지역 전면 '취소·축소' 결정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 고양으로
기초 지자체, 동일한 대응 움직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발생으로 불똥이 튄 경기도의 'Let's DMZ' 행사(9월18일자 3면 보도)가 결국 반토막이 났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파주에 이어 18일 연천에서도 확진되자, 해당 지역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행사를 전면 취소하거나 축소키로 한 것이다.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도는 DMZ의 평화·생태적 가치를 전세계에 알리는 'Let's DMZ'를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할 계획이었다. 일부 행사는 파주 임진각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20일에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21일에는 Live DMZ, 22일 DMZ 트레일러닝 대회가 잇따라 계획돼 있었다.
도가 오랜 기간 역점을 두고 준비한 행사인 만큼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생에도 쉽사리 취소 결정을 내리진 못했었다. 그러나 이날 연천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결국 해당 지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행사는 전면 취소하거나 장소를 변경키로 했다.
전날인 17일 이재명 도지사가 최고 단계로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응할 것을 주문한 데다 19일 파주 도라산역에서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행사를 계획했던 통일부가 행사 장소를 서울로 바꾸고 내용도 축소키로 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는 20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장소를 임진각에서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으로 변경했다. 영화제 부대행사로 임진각 등에서 진행하려던 DMZ다큐로드투어·팸투어는 아예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21일 예정됐던 Live DMZ, DMZ 트레일러닝도 모두 취소했다. 다음 달 6일 임진각 일원에서 개최하려던 평화통일마라톤대회 역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et's DMZ'행사의 한 축인 Live DMZ 등이 취소된 가운데 도는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DMZ포럼, DMZ페스타는 그대로 진행하되 최고 수준의 방역 체제하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사람 간 접촉에 의한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행사를 취소하는 움직임은 기초단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발생 지역인 파주시가 이달 내 예정된 각종 행사를 취소한 데 이어 포천시도 20일 예정된 포천시 홀스타인 품평회와 다음 달 3~5일 개최하려던 한우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날 연천군도 10개 읍·면민의 날 기념 행사를 전면 취소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축협은 23~25일 예정된 조합원 연찬회를 취소했고 김포시는 도시철도 개통식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천시도 20일부터 예정된 복숭아 축제를 취소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