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 가운데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유영철은 지난 2006년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화성부녀자연쇄살인사건의 범인 관련, "다른 사건으로 오래 전부터 교도소에 수감돼 있거나 이미 죽었을 것. 그렇지 않으면 살인행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의 유류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현재 수감 중인 청주처제살인사건의 이모씨와 일치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아내가 집을 나가자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 수감 중이다.
그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1993년 가정불화로 아내가 가출해 혼자 지내는데 처제가 갑자기 찾아와 비난했다"면서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씨의 범행수법은 화성연쇄살인사건 범행수법과도 매우 유사하다. 그의 처제 또한 스타킹으로 묶인채 경찰에 발견됐기 때문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이 스타킹이나 양말 속옷 등 옷가지들로 살해됐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
그가 처제를 살해한 직후 시신을 자신의 집에서 800m 가량 떨어진 창고에 유기한 것 역시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 발견 장소와 유사하다. 당시 시신들은 농수로나 야산 등 인근에 유기됐다.
이씨는 또 1988년 작성된 화성연쇄살인사건 몽타주와 비슷한 생김새로 알려졌으며, 당시 경찰은 현장을 가까스로 탈출한 피해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기사 등 진술을 종합해 범인을 24세부터 27세 사이 키 165~170cm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성으로 특정했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반경 2km 일대에서 10대 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10여명을 비슷한 수법으로 성폭행, 살해한 사건으로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건이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