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내 반한감정 확산 영향
단가 재조정 등 '무역중단' 움직임
지난달 對日 수출·입 4.3·9.2%↓
미중 갈등·원유가 등 국제적 원인
일본을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정부의 결정으로 일본 소재 기업들 사이에서 반한 감정이 싹트면서 향후 도내 수출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반한 감정을 품은 일본 기업들은 벌써부터 한국 기업과의 무역교류를 중단하려는 낌새를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에 따르면 백색국가 제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전략물자 취급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0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가 일본을 백색국가로 제외하자 일본 기업과 무역교류를 하는 도내 중소기업들은 벌써 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로 전자기기 부품을 생산하는 화성시의 한 업체는 일본 거래처로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오는 10월 예정된 비즈니스 미팅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본에 플라스틱 제품을 수출하는 용인시 소재 업체도 최근 제품 하자를 주장하는 클레임과 이를 빌미로 한 단가 재조정 요청을 받았다.
화성시 소재 업체 관계자는 "일본과의 거래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미팅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나라도 일본 기업을 미워했듯이 일본도 한국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싹트고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무역협회 경기남부본부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업체의 피해 및 애로사항을 조사하고 있는데 눈에 보이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반한 감정 때문에 국내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려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도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한 91억2천만달러, 수입은 1.9% 감소한 100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8억2천만달러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일본과의 수출·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4.3%, 9.2% 줄어든 3억7천700만달러, 12억300만달러로 집계됐지만, 이는 일본 수출규제 및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의 영향보다는 미·중 무역전쟁과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으로 인한 국제원유가격 상승 등 국제적 악재 때문이라는 것이 무역협회 경기남부본부의 설명이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
미팅 미루고 클레임… 백색국가서 지운 日, 수출길서 지워질판
경기도내 中企들, 벌써부터 간접적 피해 체감… 커져가는 우려
입력 2019-09-19 21:49
수정 2019-09-1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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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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