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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금악2교차로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거점 방역초소에서 방역 담당자가 돼지 운송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처음 발생했던 경기도 파주의 또 다른 2개 농장에서 20일 오전 ASF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2개 농장의 확진 여부는 이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경 3㎞ 이내에 신고 농장을 포함해 5만 마리에 육박하는 돼지가 길러지고 있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께 파주시 적성면에서 돼지 2마리가, 오전 8시 40분께 파주시 파평면에서 돼지 1마리가 각각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들 농장의 돼지 사육 규모는 적성면 3천 마리, 파평면 4천200마리가량이다.

적성면 농장은 축주가 모돈 1마리와 육성돈(育成豚·성장 중인 돼지) 1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해 파주시에 신고했다.

파평면 농장에서는 동물병원 수의사가 축주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모돈 1마리가 폐사한 것을 알게 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심 신고를 했다.

두 농장은 모두 두 번째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인된 경기도 연천의 농장 방역대 10㎞ 이내에 자리해 17일부터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 곳이다.

연천 발생 농장으로부터 적성면 농장은 약 9㎞, 파평면 농장은 약 7.4㎞ 떨어져 있다.

두 농장은 모두 남은 음식물을 먹이지 않고 사료를 급여해온 데다 또 창이 없는 무창(無窓) 구조로 야생멧돼지 침입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

적성면 농장에는 태국인 근로자 4명, 파평면 농장에는 태국인 근로자 8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의 외국 방문 여부는 파악 중으로, 태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국이 아니다.

두 의심 신고를 접수한 방역 당국은 가축방역관 2명씩을 두 농장에 보내 임상 관찰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검사 결과는 이날 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두 농장에 초동방역팀도 2명씩을 보내 사람·가축·차량 등을 이동 통제하고, 소독 등 긴급방역을 하고 있다.

이 두 농장 반경 3㎞ 이내에는 신고가 들어온 2개 농장을 제외하고 35개 농장에 4만1천100여마리의 돼지가 있다.

적성면 농장 인근 11개 농장에서 6천300여마리가 있고, 파평면 농장 인근 24개 농장에서 3만4천800여마리가 사육 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시 살처분 대상 지역이 최근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두 의심 신고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진되고, 마찬가지로 3㎞ 범위가 적용된다면, 발병 농장의 돼지까지 포함해 인근에서만 총 4만8천300여마리가 살처분 대상이 된다.

앞서 17∼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연쇄 확진된 파주와 연천의 농장 및 인근의 살처분 대상 1만5천여마리까지 합할 경우, 살처분 돼지가 무려 6만3천여마리를 넘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가로 확진이 된다면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다시 발령하는 방안도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축산 농가에 대해 철저한 시설 소독과 이상 발견 시 신속한 신고를 당부했다.

/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