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대목 엇갈리고 낙과 피해
명절 수요도 정체 "출하조절 필요"

이른 추석이 지나면서 이제 본격적인 수확을 앞둔 과일의 가격이 대폭 하락한 데 이어 연이어 찾아온 태풍의 영향으로 과수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찾는 손길은 매년 줄고 있는 데다가 수요가 가장 높은 추석마저 예년보다 빨라 정작 제철에 수확된 과일들은 대부분 저장고로 들어갈 판이다.

22일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올해 추석이 막 지난 9월 3주차 사과(홍로 10㎏)의 가격은 3만3천원으로 전주 4만600원보다 무려 19% 하락했다. 1년 전인 4만2천800원과는 무려 23% 차이를 보였다.

배(신고 7.5㎏)의 가격도 2만4천700원으로 전주 2만8천100원보다는 12%, 전년 2만9천600원보다는 17% 낮았다.

포도와 복숭아도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전년 대비 떨어졌다. 포도는 가격이 11%(1만5천원→1만3천300원), 복숭아는 7%(2만5천500원→2만3천800원) 줄었다.

이는 수확시기와 명절 대목이 엇갈린 탓이 크다. 명절의 차례상에 올라가는 대표적인 가을 과일인 사과와 배가 이른 추석으로 수요가 급격히 사라지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강풍을 동반한 13호 태풍 '링링'과 17호 태풍 '타파'로 인해 낙과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과수 농가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늘지 않고 있는 명절 수요도 가격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농촌진흥청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석 명절 농식품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과일 구입액은 수년간 크게 늘지 않으며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명절 후 판매전략 수립과 저장을 통한 출하조절이 필요하다"며 "추석 기간 소비물량 이외에 지연출하를 통해 이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소비 둔감 기간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