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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세월호 참사로 끊겼던 인천~제주 바닷길을 다시 이으려는 시도가 무산됐다. 인천~제주 항로 카페리운송사업자로 선정된 대저건설이 사업권을 반납했기 때문이다.

대저건설은 애초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한중카페리가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하면, 이곳을 모항으로 인천~제주 카페리를 운항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저건설은 이 항로에 투입할 '오리엔탈펄8호(2만4천748t)'를 사업자 선정 이전 중국 선사로부터 빌려왔다.

하지만 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이 지연되고 있는 탓에 운항 재개가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대저건설은 어려움을 겪었다. 오리엔탈펄8호의 용선료는 하루 1천600만원이고, 선원 임금까지 포함하면 매일 2천만원 상당이 지출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운항 재개가 지연되면서 선사가 손해 본 금액은 200억원에 달하며, 내년 6월께 운항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300억원 이상의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저건설의 설명이다.

인천~제주 카페리 운항 재개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제주와 수도권 지역을 오가는 화물을 운반하는 사람들은 현재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카페리 운항이 중단된 이후 인천~제주 항로에는 5천900t급 화물선이 운항하고 있으나, 화물차만 이용할 수 있어 화물차 운전기사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지역 화물을 전라남도 목포나 완도까지 여객선으로 옮긴 뒤, 육로를 통해 수도권으로 운반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제주 뱃길을 이용하는 것보다 육로로 운반하는 경로가 길어지다 보니 물류비와 시간이 더 많이 든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천~제주 카페리는 배를 댈 장소를 찾지 못해 운항이 무산됐다. 세계 50위권 항만인 인천항에서 카페리가 이용할 선석 하나 구하지 못해 배를 운항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천~제주 카페리 운항을 담당하는 기관에서는 사업자가 선정된 이후 1년여 동안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은 이유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