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광주경찰서앞 70여명 모여
"신속히 대처 안하면 추가 발생"
市, 자체조사·법률상담 등 지원
"태풍도 몰려오고 있고, 춥고…, 우리 신세가 너무 처량하네요."
22일 경기 광주경찰서 앞, 누군가에게는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이지만 경찰서 앞에 모인 70여명의 사람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절박함을 호소하기 위해 빗속에 모였다.
A씨 등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피해(8월 30일자 5면 보도)를 겪고 있는 이들로 구성된 '광주 부동산 사기피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경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추가적인 피해자가 양산될 우려가 있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수사과장과의 면담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지난해부터 고발 접수된 피해사례에 대해 아직까지 수사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개탄하며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피해당사자들의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대책위는 지난 16일 국회를 찾아 지역 국회의원, 하나·우리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세대출금 상환기간 연장 등 피해자 구제책 마련을 논의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벌써 여러 명이 신용불량자로 내몰리게 됐다. 피해자 대부분이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들로 150명을 넘어섰다"며 "이대로는 우리 모두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전세 사기가 분명한데 언제까지 수수방관하려는 건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법당국의 조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광주시도 나섰다. 최근 피해사례를 접수한 뒤 자체조사를 해 관내 공인중개사 2곳을 적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피해자 확산 방지를 위해 관내 공인중개사 협회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무료법률상담 등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국민청원도 진행됐고, 피해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시도 상황파악에 나섰다"며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인근 지자체에 문의하고 가능한 지원을 최대한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