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불어닥친 후 '돼지열병' 발병
또 다른 태풍 탓 침출수 감염 우려
DMZ 관련 행사등 역점사업 '타격'


잇따른 태풍에 국내 첫 아프리카 돼지열병(ASF)까지, 경기도가 9월 한 달 연일 비상등을 켜고 있다. 수장인 이재명 도지사가 당선무효 위기에 놓인 가운데 9월 한 달 내내 각종 재난 등으로 도에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태다.

태풍 '링링'이 불어닥친 직후 도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상륙했다. 파주와 연천에서 잇따라 발병, 22일까지 돼지 1만5천427마리가 살처분된 가운데 지난 20일 파주 2개 양돈농가에서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도는 '최고단계' 대응을 지속하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잠복기를 포함해 앞으로 3주간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태풍 '타파'까지 북상했다. 특히 태풍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 아프리카 돼지열병 소독약이 씻겨 내려갈 수 있는 데다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돼지열병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이날 '태풍 타파, ASF 대응 상황 점검회의'에서 "비가 많이 오면 소독약과 생석회 등이 모두 씻겨나간다. 원점에서 다시 축사 내·외부와 진입로에 대해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을 막는 일 외에 연이은 태풍 피해를 방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태풍 '타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1~23일을 비상대책기간으로 정한 도는 '링링'으로 피해를 입은 시설물을 최대한 빠르게 복구하는 한편 임진강 유역 수위 상승 등에 대한 대응 체계도 가동했다.

잠잠할 새 없이 자연·사회재난이 이어지면서 도가 역점을 두고 준비해 온 행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Let's DMZ'는 파주·연천지역 행사를 모두 취소한 채 사실상 반토막 상태로 치러졌고, 다음 달 개최되는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등도 취소 위기에 놓였다.

그에 앞서 26~27일 열리는 경기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 역시 불발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도 안팎으로 악재가 거듭되면서 위기 속 이 지사의 리더십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지사는 "경기도가 최전방임과 동시에 최후방어선이라는 각오로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수은·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