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3일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조 장관을 정조준해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한국당은 현직 법무장관 자택이 압수수색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만큼 조 장관 사퇴는 불가피하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강도 높게 압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9일째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중인 이학재 의원을 격려 방문해 "집까지 압수 수색을 했는데 이제는 그만두어야 한다"며 "이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못된 것들이 꿈쩍도 안 한다"며 "지금 나온 것의 100분의 1만 나왔어도 그만두어야 했다. 나라가 비정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통령은 나라를 비정상·비상식적 상태로 만들고, 그것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행위를 하며 국론분열을 조장했다"며 "그게 제일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에 "정상적인 국가였으면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했을 것"이라며 "국민을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동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인데 저런 위선적인 자가 법무부 장관인 게 말이 되느냐"며 "더 공개적으로 험한 꼴을 당하기 전에 빨리 내려오고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은 현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하는 신호라며 여권 전반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 본인이 구속되는 한이 있더라도 현 정권이 장악했다고 믿는 대법원 유죄판결까지 기다리겠다며 '옥중 법무장관'이라는 인류사에 남을 망신까지 봐야 하는 것 아닌지 국민은 우려할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버티기가 계속될수록 국정 곳곳에서 레임덕이 빠르고 크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며 "문 대통령의 오만과 더불어민주당의 부화뇌동이 레임덕을 키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검사 출신 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절정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제 조 장관에게는 사퇴 외의 출구가 없다고 공격했다.

권성동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평온을 해칠 수 있고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어 법원이 엄격히 본다"며 "영장이 나온 것은 조 장관 집에 범행 관련 증거가 있다는 소명이 충분히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일어나는 일이고, 해외 토픽감"이라며 "국격하고도 관련되는 일이다. 수사 결과를 떠나 빨리 사퇴시키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도읍 의원은 통화에서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현직 검사일 때는 상상할 이유가 없는 일이었다"며 "그런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앉는 일 자체를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조국을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장관의 자격 자체가 원천적으로 없다는 것"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고 일말의 상식이 있다면 조 장관은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김진태 의원은 "수사 시작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이미 증거물은 다 치우고 또 치웠을 것"이라며 "명분을 주려는 압수수색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라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조 장관, 황교안 대표, 나 원내대표 자녀 의혹에 대한 특검까지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황 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에게 "자꾸 끌어갈 일이 아니다. 비겁하게 피해서도 안 된다. 특검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특검 추진 방침을 공언했다.

다만 주호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러 가지 국정 과제가 많은데 자녀들 문제로 특검을 하며 국력을 낭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이견을 제기했다.

바른미래당도 조 장관에 대한 사퇴 공세를 퍼부었다.

손학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대통령이 정말 결단하셔야 한다. 장관의 집을 검찰이 압수 수색했는데 그 장관이 어떻게 검찰을 지휘하고 이 나라 정의를 지킬 수 있느냐"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 부부는 장영자, 이철희도 울고 갈 희대의 부부 사기단"이라며 "문제는 권력을 등에 업은 장영자, 이철희 부부와 달리 조 장관은 권력 그 자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은 '사수'의 대상이 아닌 '수사'의 대상"이라며 "'재인천하(在寅天下) 조국독존(曺國獨尊)'의 시대, 국가적 혼란과 국정손실이 너무 크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