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농가 고령… 피해 취약
양평 등 순찰강화·현수막 게시
"힘들게 길러놓은 고추가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양평군 용문면에 사는 농민 박모(75)씨는 최근 집 앞마당에 말리려고 널어놓은 고추 20㎏여를 도난당했다. 옆 동네(개군면)에 사는 전모(61)씨는 자신의 고추밭에서 익어가던 고추 18㎏여를 도둑맞았다.
최근 양평지역 농촌마을에서 가을걷이 농작물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현재 양평경찰서에 신고된 농산물 도난 피해신고는 10여건에 달한다. 군 전역이 '친환경 특구'인 대표적인 친환경농산물 생산지역 양평군은 취업 인구의 22%인 1만2천700여명이 농업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고령으로 농산물 절도 예방에 취약한 실정이다.
농산물 절도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도난당한 농산물은 회수가 쉽지 않고 정확한 피해규모 산정도 어려워 도난신고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피해 규모는 신고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농산물 절도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서는 주요 경작지·취약지역·저온저장창고 등 농산물보관소를 '집중순찰구역'에 포함시켰다.
또 연계순찰·거점근무에 나서고, 취약시간대 운행하는 외지 차량에 대해 선별적으로 차적조회를 실시하고 있다.
읍·면사무소, 단위 농협·생활안전협의회 등에서는 읍·면 30여 곳에 '농산물 절도 예방' 현수막을 게시하기도 했다.
강상길 양평경찰서장은 "농산물 절도 피해를 당해 상심하는 마을 어른들을 볼 때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농심(農心)을 울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