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와 인천 강화를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에 취약한 계절이 다가오면서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가 방역대란을 벌여야 할 판이다. 만에 하나라도 ASF와 AI, 구제역이 동시 발생하는 상황이 도래하면 그야말로 대재앙을 피할 수 없다.
먼저 ASF는 경기북부와 강화도 등 휴전선 접경지역 방역선을 사수해야 한다. 지난 주중 파주, 연천에서 발생한 ASF는 이번 주 초를 기점으로 확산세가 뚜렷하다. 23일부터 어제까지 매일 확진 농장이 추가되고 있다. 그중 강화도에만 3개 확진 농가가 집중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인천 양돈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강화도에서는 5마리 중 1마리 꼴로 감염돼지가 살처분됐다. 어제 하루에만 양주, 연천, 강화에서 신고된 의심사례도 3건이나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생지역이 임진강 주변 접경지역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당국은 이 방역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AI도 바짝 긴장해 대처해야 한다. 우리 국민의 단골 관광국가인 대만, 베트남, 네팔은 물론 멕시코에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철새 도래기를 맞아 당국의 사전 방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구제역도 안심할 일이 아니다. 당국은 10월부터 소, 돼지 등 구제역 감염대상인 우제류 가축에 대한 백신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접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접종유무, 항체형성 확인 등을 위한 전수조사에 공을 들여야 한다. 특히 접종 효과가 없는 구제역 물백신 논란과 관련해 백신 검수도 강화해야 한다.
ASF가 확산되고, 여기에 AI, 구제역이 겹쳐서 발생하는 대재앙의 피해는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축산농가의 1차적 피해는 물론이고, 축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생태계가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 3대 육류의 가격상승으로 국민의 식탁이 초라해질 수 있다.
경기, 인천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정된 가을 축제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경기도민, 인천 시민들도 ASF 방역선 사수를 위한 조치로 이해하는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있다. 정부는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조치가 헛되지 않도록 ASF방역선 사수와 AI와 구제역 예방에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 겹재앙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사설]돼지열병에 AI, 구제역 겹치는 대재앙 막아라
입력 2019-09-26 20:44
수정 2019-09-2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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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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