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소재 하도급업체 타스포건설
민주노총, 천막 설치·24시간 농성
사측 "7개 노조서 일감 요구 난감"

수원의 한 전문건설업체가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조합원 고용을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29일 수원 타스포건설(주)와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중서부건설지부(이하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6일 수원시 팔달구 타스포건설 본사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사측에 '단체협약 즉각 이행 촉구' 24시간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타스포건설은 풍산건설이 시공하는 오산시 세교동 595의1 일원에 오산세교 자족시설용지 3BL 지식산업센터(지하 2층~지상 10층)의 전문건설업체 하도급 공사를 하고 있다.

이 현장에서 사측이 단협에 명시된 조합원 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비조합원 40여명을 투입해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타스포건설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가 맺은 2017년 임금 및 협약 2조(조합원 고용)를 보면 회사는 개설되는 현장에 대해 조합원을 고용하고 조합원의 고용률과 고용방식 등은 지역별 협의한다고 명시했다.

노사는 단체협약에 근로시간, 유급휴일, 임금, 인사원칙, 후생복지 및 산업안전 보건 등 제반 계약 조건을 담았다. 목수팀장과 목수반장, 목수준기능공, 목수양성공, 철근 팀반장 및 철근공 등의 임금을 15만~26만원으로 정하는 부속협약도 맺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단협 무효를 주장하며 단협에 명시한 조합원 고용 협약을 저버리고 협상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현장에 조합원을 전원 투입해달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요구라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조합원을 고용하면 단가가 맞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원청에서 용역 낙찰을 받으려면 최대한 단가를 낮춰 입찰을 해야 하는데, 노조에서 요구하는 조합원 임금을 맞추려면 입찰 경쟁에서 불리해 일감 자체를 따낼 수 없다는 것이다.

타스포건설 관계자는 "비노조원 기술자는 17만~18만원을 하루 일당으로 잡는데, 노조는 24만~25만원을 요구하고 일하는 시간도 딱딱 지키려고 한다"며 "민주노총 노조 말고도 7개 노조가 와서 일을 달라고 집회를 하고 있어 어느 1개 노조원만 고용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태성·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