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일본 업체가 독점해온 5G 28GHz 대역 안테나용 필름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손잡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부품업체 진영글로벌은 2일 LG전자와 함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CT(폴리사이클로 헥실렌 디메틸렌 테레프탈레이트) 필름을 이용해 5G 고주파용 안테나 전송선과 피복 소재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LTE 스마트폰에서는 주로 레이저로 열가소성 수지에 원하는 회로를 도안하고 금속을 도금하는 '레이저직접구조화(LDS) 안테나나 폴리이미드(PI) 기반의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안테나가 쓰였지만, 통신속도가 훨씬 빠른 5G 통신에는 일본 업체들이 독점해온 액정고분자(LCP) 기반의 FPCB 안테나가 사용되고 있다.
LCP 필름은 일본 도레이, 쿠라레이, 무라타 등 업체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LCP 필름 자체는 일본의 수출제재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LCP 소재는 포함됐다.
올해 출시된 국내 제조사의 5G 스마트폰에는 3.5GHz 대역 통신의 경우 국내산 수정폴리이미드(MPI) 기반 안테나가 적용됐으며, 퀄컴의 28GHz 대역 안테나에는 일본 쿠라레이 또는 무라타의 LCP 소재가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글로벌은 SKC가 생산하는 PCT 필름의 전기적 특성 등에 주목, PCT 필름을 금속회로 인쇄용 기판으로 활용해 5G 고주파용 안테나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검증기관을 시험에서 50Ω대의 임피던스(저항값)로 일본산 LCP 기반 제품과 동등한 성능을 보였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진영글로벌은 이런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LG전자 MC사업본부 산하 MC연구소와 상용화 및 내년 양산을 목표로 선행연구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김경도 진영글로벌 대표는 "PCT는 기존 LCP 소재 대비 유전율이 낮고, 수분 흡수성도 낮아 일본 LCP 필름을 대체할 수 있다"며 "급격히 커지는 5G 시장에서 안테나 소재를 국산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진영글로벌은 2005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업체로 2017년부터 LCP를 대신할 자동차용 PCT 케이블 개발에 나섰으며 현재 기아자동차에 전기자동차용 PCT 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