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정조 원행' 재현행사 취소
화성문화제 대폭 축소, 상인들 실망
연초 SNS 유명세… 현재 인기 시들
의왕 등 '길목' 편의점·카페도 울상


수원의 대표축제인 정조대왕 능행차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문에 취소되면서 '행리단길(행궁동+경리단길)' 인근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과거만큼 방문객이 찾지 않아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마저 취소돼 대목을 놓쳤기 때문이다.

또 정조대왕 능행차가 지나가는 길목인 의왕의 편의점과 커피숍 등 상인들도 '사근참 어울림 한마당' 및 '의왕 현감 정조 맞이 행사'가 진행될 동안 매출 증대를 기대했으나 취소 소식에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경기도와 수원·화성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6일 진행하려던 '2019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5일에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 구간(창덕궁~금천구 시흥동) 행사만 그대로 진행된다.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은 1795년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기 위해 창덕궁을 출발해 화성 융릉을 찾았던 '을묘년 원행'을 재현하는 행사다.

5일 서울 창덕궁을 출발해 금천구 시흥동 소재 시흥행궁을 지나 이튿날인 6일에 수원의 화성행궁, 화성 융릉에 도착하는 일정(59.2㎞ 구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취소 결정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화성행궁 일대에서 열리는 수원화성문화제도 대폭 축소돼 개최된다. 이에 행궁 인근에 위치한 행리단길과 능행차가 지나는 주변의 상인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생태교통마을의 '행리단길'은 올해 초 SNS 등에서 유명세를 타며 인근 주민 및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났고 인근 상인들도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극심한 미세먼지,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해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축제 취소 및 축소로 인해 이전만큼 많은 손님이 찾을 것이라는 상인들의 희망도 사라진 것이다.

행리단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올해 초 행리단길이 한참 화제가 됐을 때는 자리가 없어 손님을 받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손님이 없어 가게 운영이 어렵다"며 "그나마 축제가 열려 이전만큼은 아니더라도 행리단길이 다시 주목받기를 기대했지만 그 희망마저 물거품이 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민정주·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