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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선 문화체육부 기자
얼마 전 한 기업이 진행한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예술의 전당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이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작품도 작품이지만,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었다. 이날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은 마치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듯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동안 많은 박물관, 미술관을 찾았지만 이렇게 입장권 구매부터 전시 관람까지 줄을 지어 관람하는 것은 꽤 놀라운 광경이었다. 특히 유명 작가의 전시가 아닌 한 기업의 그동안의 기록을 보여주는 전시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인상 깊었다. 아마 사람이 많이 모였던 건 주말인 영향도 있었을 테고, 예술의전당이라는 네임 밸류의 힘, 관객의 흥미를 이끄는 다양한 전시 진행 등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경기도 내에도 많은 뮤지엄이 해마다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 뮤지엄들은 전시뿐만 아니라 교육, 신진 예술가 발굴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과 지원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미술관처럼 늘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전시 수준이 낮은 것은 결코 아니다. 해마다 관람객 눈높이에 맞춘 전시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풍경을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다. 뮤지엄들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부족한 탓도 있고, 공익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젊은 감각이 담긴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는 데 한계가 있어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을 수도 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최근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의 뮤지엄 방문이 늘면서 이들을 유입하기 위한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술관은 젊어졌고, 방문 관람객 수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많은 뮤지엄들도 변화가 필요하다. 관람객의 눈과 수준이 트렌드에 맞춰 점점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도내 뮤지엄들에 대한 이미지도 새롭게 심어지지 않을까.

/강효선 문화체육부 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