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찰 등에 따르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도 화성사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하기 전 프로파일러를 상대로 "손이 예쁘시네요"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지난달 24∼27일까지 부산교도소에서 이뤄진 4∼7차 대면조사에서 처음 입을 열었다. 그전까지는 형사와 프로파일러의 질문에 대체로 답을 하지 않으며 사실상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용의자는 전국에서 차출돼 이 사건에 투입된 프로파일러 9명 가운데 한 여성 프로파일러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손이 참 이쁘시네요"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손 좀 잡아봐도 돼요?"라고 물었다. 질문을 듣기만 하던 그가 역공에 나선 셈이다.
프로파일러는 당황하는 대신 "조사가 마무리되면 악수나 하자"고 응수했다.
이에 화성사건 가운데 5, 7, 9차 사건 증거물에서 자신의 DNA가 나왔다는 사실을 듣고도 한동안 침묵하던 용의자는 "DNA 증거도 나왔다고 하니 어쩔 수 없네요"라며 결국 그동안 저지른 악행을 털어놨다.
그는 자백하면서도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라고 하는 등 프로파일러에게 도발할 때처럼 별다른 감정의 동요 없이 담담하게, 때로는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신의 범행을 설명했다.
/강보한기자 kb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