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억원을 무속인의 굿 비용으로 댄 반도체회사 30대 경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송승용)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6·여)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반도체 장비 회사 경리로 일한 김씨는 수시로 각종 고민을 상담하며 심리적 의존관계를 형성한 무속인 손모(74·여)씨에게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총 343회에 걸쳐 5억1천100여만원을 자신의 가족과 회사를 위한 굿과 기도 비용으로 임의 소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와 함께 특경법상 횡령교사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손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손씨가 김씨에게 회사 돈을 횡령하라고 시켰다는 증거가 없고 피해자 회사 대표이사 역시 김씨가 손씨로 하여금 가족과 회사의 복을 기원하는 굿을 하게 하고 비용을 지급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무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 2년 8개월에 걸쳐 반복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 5억여원을 횡령해 범행기간, 손해액의 규모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다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