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입구에만 '소독 매트' 설치
직원·방문자 다니는 문엔 없어
"지침에 따라 하고 있다" 해명


정부와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돼지열병 발병 주변 6개 시·군(고양·양주·포천·동두천·철원) 방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 고양시 농업기술센터가 보여주기식 방역에만 급급하고 있다.

지난 4일 찾은 고양시 덕양구 농업기술센터. 이곳엔 시 동물방역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정부의 방역 강화 지침을 보여주듯 두 개의 주 출입구 앞엔 긴 방역소독 매트가 설치돼 있었다. 사람이 밟으면 석회물질이 나와 소독하는 방식이다. 매트엔 '출입 시 밟고 가세요'란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시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지를 위해 현관에 방역소독 매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면으로 보이는 입구에만 방역소독 매트를 깔면서, 센터 직원들과 방문자들이 수시로 출입하는 옆문과 뒷문은 설치하지 않는 등 보여주기식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편의상 정문 대신 옆문이나 뒷문으로 출입하고 있었다.

이는 정부와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대하는 태도와 비교된다. 지난달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발병한 이후, 계속 확산하자 정부와 방역 당국은 발병지역의 모든 돼지를 수매하거나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시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주변 발생 사례가 없고, 인근 방역은 지침에 따라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주 출입구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설치해둔 것이고, 옆이나 뒷문은 인근 지역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어 없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환기·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